제주살이 4년(지금은 탈주함)

제주살이 장단점, 내가 제주에 살게 된 이유 - 장점 편

리따 Rita 2023. 11. 2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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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따입니다.

도대체 어느 분이 제 제주살이 서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으나

블로그 통계를 보니 가끔 생각지도 못한 글도 조회수가 꽤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주살이 장단점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참고로 전 정말 제주를 떠나기 싫어서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제주에 살아보려 발악(!!)했으나

결국은 3.8년의 제주살이를 마치고 본가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제주 살이 시작 배경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계속 서울에서 살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제가 살고 싶은 삶이 아니었어요.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교통체증을 비롯한 여러 도시공해 등이 저를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여름에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도 더운데 높고 간격이 좁은 빌딩들 사이 실외기에서도 열기가.. 아무튼

 

이러 저런 이유로 잠시의 여유도 비치지 않는 회색빛의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주도에 직장을 구해서 제주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빛나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고, 언젠가는 다시 제주에 사는 삶을 꿈꾸고 있어요.

 

전 제주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아무튼 장점 먼저 가볼게요.

 

 

제주살이 장점 (1) - 자연

 

제가 생각하는 제주살이의 첫 번째 장점은 "자연"입니다.

하루하루 다른 해 질 녘 풍경이 매일같이 새롭고, 탁 트인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힐링이 되었어요.

서울에 살았더라면 18~19시면 빨리 퇴근해서 집 가기에 바빴을 텐데

제주에서는 아름다운 해 질 녘을 감상하며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로맨틱 성공적.

 

일하다가 받았던 스트레스마저도 노을 보다 보면 그냥 차분히 가라앉게 되더라고요.

멀리 밤바다를 장식하는 낚싯배들은 덤이고요.

 

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는 나 자신을 느끼며

외부 자극보다 내면의 자아를 탐험하고 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그런 꿈같던 제주에서의 하루하루가 그리워지네요. 눈물 한 스푼...

예 맞아요.. 저 F에요.. 대문자 F...

 

+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강추합니다. 어딜 가나 바다가 있어 워터파크 안 가도 물놀이 가능

+오름 도장 깨기, 올레길 도장 깨기 등 

 

 

 

제주살이 장점 (2) - 연세제도

 

제주에는 독특한 임대 문화인 "연세(年貰)제도"가 있어요.

제주살이를 경험하고 싶다거나 혹은 제주로 이주를 원하시는 분들이 분들이 이곳에 적응할 수 있을지

시험 삼아 살아보는 면에 있어서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해요.

 

제주는 섬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늘 색깔도 특이할 때가 많아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연스레 연출해주는 하늘.

 

요즘같이 전세사기가 판치는 시대에 특히나 일시적으로 거주하실 목적이라면 연세 제도가 딱이죠.

제 주변 본투비 제주도민 분들도 전세보다 연세로 계약하고 사시는 분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예요. 

특히 외곽 쪽으로 빠지면 연 500만 원 미만의 연세가 꽤나 많아요.

대신 위치가 바닷가 근처라서 관리가 어렵다거나, 저렴하다 보니 집 상태가 기대에 못 미칠 수는 있어요.

저같은 경우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집 상태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기에

저렴한 연세 잘 구하면 괜찮은 매물이 생각보다 많다~ 라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제주살이 장점 (3) - 저녁이 있는 삶

 

인구가 확실히 서울보다는 확연히 적다 보니 교통체증이 덜해 퇴근 후 집에 빨리 도착하고요.

그것도 그렇지만 일단 제주도 분들 자체가 대개 직장을 멀리 안 구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출퇴근 20분 하면 긴 편이고요. 참고로 저는 아무리 차가 막혀도 7분컷이었답니다!

아무튼 똑같이 8시간 일하더라도 서울에서 살 때보다 출근 전, 퇴근 후 자유시간이 많은 느낌이에요.

 

특히 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나면 제주도는 전체적으로 조용해지는데요.

겨울철이 되면 식당이든 카페든 18시면 이미 다 닫은 경우가 많아서 (이걸 겨울방학이라고 부릅니다.)

자연스레 저녁을 집에서 가족과 보낸다거나, 지인들 만나서 야간 드라이브한다거나

그런 낭만을 즐길 수 있죠. 물론 한편으로는 실내 어딘가에 들어가고 싶은데 너무나도 다 닫아서 갈 곳이 없긴 해요.

 

자연이 만들어준 눈썰매장에서 우리는 그저 하하호호 즐거울 뿐이고

 

 

제주살이 장점 (4) - 시선에서 자유로움

 

아무래도 다들 서로 멀리 떨어져서 살아서 그런 것도 있고 관광지이다 보니까 전국 각지에서 놀러 오시는 분들이 많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들 관광지용 옷(?)을 입고 오신다거나, 사진에 잘 나올 수 있도록 채도가 높은 옷을 착용하시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유독 제주도에서는 누가 어떻게 뭘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서울 같았으면 다들 저사람 뭐야..웅성웅성...했을 것 같은 패션도 이상하게 제주도에서는 허용이 되는 것 같아요.

 

제 남친(이하 오빠) 희생해서 미안하지만, 오빠는 머리가 가슴 정도로 긴데요.

서울에서는 어르신들이 엄청 쳐다보시는데 제주도에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관심도 안 가져요.

뭐 아무튼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 같습니다.

서울보다 좀 더 남의 눈치를 안 보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저는 느껴요. 물론 서울에 멋쟁이들도 많지만요.

 

 

 

아무튼 오늘은 이렇게 간단하게 제가 생각하는 제주살이의 장점에 대해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어느 곳에 살든 적응해서 살아가기 마련이라지만, 저는 서울로 돌아오니까 좀 주눅 들어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아마 제가 타인과의 비교를 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제주에 살 때보다 서울에 살 때 좀 더 제가 그릇이 작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껴져요. TMI죠?

어쨌든 저의 경우에는 제주에 살 때가 삶의 질과 만족도가 높기에, 누군가 제주살이 어때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무조건 찬성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단점에 대해 말씀을 드려보려 하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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